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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전성시대다. 첨단 과학기술의 총아, 컴퓨터를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하루 수십 종씩 유포되는가 하면, 인간의 신체를 공격하는 바이러스도 끊이지 않고 창궐한다. 이들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정비례하여, 바이러스도 우리들 주위에서 더욱 강해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대규모 휴교 사태를 일으켰던 지난 해 아폴로눈병 악몽을 재연하듯 아데노 바이러스 8형을 보유한 유행성 각결막염과 멈프스 바이러스를 지닌 볼거리 감염자가 7월 중순부터 증가하고 있어 보건 당국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전세계 780여 명의 사망자를 내며 경제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크나큰 손실을 끼친 사스 악몽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인간에 미치는 해악이 갈수록 커지는 바이러스가 아주 작은 입자라는 것은 아이러니라 아니할 수 없다. 세균보다 작아서 세균여과기로도 분리할 수 없고, 전자현미경을 사용하지 않으면 볼 수조차 없다. 인간의 손길을 거친 배양기에서는 사육(?)할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세포에서는 선택적으로 증식한다.
바이러스의 생존법은 한마디로 기생이다. 생존에 필요한 물질로서 핵산(DNA 또는 RNA)과 소수의 단백질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밖의 모든 것은 숙주 세포에 의존하여 살아간다. 동물, 식물, 세균 등 감염되는 숙주 세포에 따라 나누기도 하지만, 임상 증세별로 분류하는 것이 더 일반적이다. ▶전신 질환(두창, 홍역 등) ▶신경계 질환(일본 뇌염 등) ▶호흡기 질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간 질환(간염 바이러스) ▶피부 및 결막 질환(사마귀 바이러스 등) 등이 그 것이다.
바이러스가 위험한 것은 계속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변화시켜 수많은 변종이 생긴다는 점이다. AIDS(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나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처럼 RNA 핵산을 가진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보다 복제 과정에서의 변질될 확률이 100배나 높다. 20세기의 흑사병으로 불리는 AIDS의 완벽한 치료제를 만들지 못하는 것이나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 해마다 예방주사를 맞아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감기 바이러스의 한 형태인 ‘코로나 바이러스’의 변종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특성을 함께 지닌 다른 병원균이란 서로 다른 견해가 팽팽히 맞서는 사스 역시 변종 때문에 백신이나 신속한 진단법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스의 발원지이며 최대의 사스 피해국인 중국에서 사실상의 사스 종료 선언 이후 거의 한달만인 지난 7월 28일에 다시 사스 사망환자가 발생하자 WHO(세계보건기구)에서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사스 공포가 재연될지 모른다.
21세기 생활의 양식인 지식창고 컴퓨터 보호를 위해 일반인들이 쉽게 바이러스 백신을 다운 받는 것처럼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역시 쉽게 예방하고 퇴치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